4박5일간의 2017 인권캠프 체험기
동아시아대학생평화 인권캠프를 다녀오고

캠프 마지막 날, 캠프 참가 학생 전원이 다같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8월 중순 동아시아대학생평화인권캠프 서울팀에서 주최한 ‘동아시아대학생평화인권캠프’(이하 인권캠프)가 4박 5일간 진행됐다. 인권캠프는 매년 상반기, 하반기로 진행되며 이번 캠프로 31번째가 된다. 서울, 부산, 광주, 제주 그리고 일본의 대학생들이 모여 다른 지역, 다른 시간 속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공부하고 체험한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이들 사건들이 각자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라는 공동체 속에서 권력의 작동 방식에 의해서 발생되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캠프의 목적이다.

◇ 주제

이번 인권캠프의 주제는 <냉전 속 열전 : 한반도 분단과 동아시아 냉전-DMZ를 따라서>이다. 이 테마는 ‘한반도 분단 속 국가폭력과 경계인들’, ‘한반도 분단과 동아시아 냉전의 기록’, ‘동아시아의 신냉전과 분단 극복의 단서’ 이렇게 3가지 소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인권캠프에서는 이러한 각 소주제에 맞게 서울 및 파주, 철원 DMZ구역 일대를 돌아다니며 필드워크를 하며 강연을 듣고 이를 바탕으로 토론을 진행했다.
 
◇ 일본인 대학생들과의 대화

인권캠프에서는 한국의 근현대사를 돌아보는 토론을 많이 했는데, 토론하기 전에는 일본인 친구와 역사관이 달라서 감정이 상하게 되지는 않을까하고 걱정했다. 하지만 일본군‘위안부’에 대한 토론을 했을 때, 일본인 친구들은 “일본인으로써 너무 미안하다”며 “다시는 그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일본의 히로시마 평화기념관 관광에 대해서 “일본에 원폭이 투하된 사건에 대해서 너무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앞으로 지구 어디에도 핵이 떨어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본에서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히로시마 평화기념관 관광은 마치 일본이 피해자인 것 같은 태도를 취하고 있기에 비판적인 시선을 갖고 있다”는 일본인 친구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스스로 일본인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지 하고 반성할 기회였다.

일본인 친구가 “제 3자의 입장에 봤을 때, 대한민국은 휴전국가이고 언제나 다시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인권캠프 오기 전에 북한이 미사일을 날리는 것을 보고 한국에 가는 것을 잠깐 망설였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제 3자의 말을 통해 나는 한반도가 현재 분단된 상황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또한, 한반도의 분단 상황이 단순히 우리나라와 북한의 문제가 아니라 동아시아적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

인권캠프 첫날에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에 방문했다. 이 박물관은 두 가지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일본군 ‘위안부’생존자들이 겪었던 역사를 기억하고 교육하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하는 공간이다. 두 번째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전시(戰時)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대하며 전쟁과 여성 폭력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공간이다.

우리가 방문 했을 때, 박물관에서는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에게 성폭행 당한 베트남 여성 피해자들의 증언을 전시한 기획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다. “한국군 기지에 감금되어 한 명씩 불려나가 강간을 당했다. 눈을 가리고 뒤통수에 총을 겨눈 채 ”너 베트공이지“라고 물어서 아니라고 고개를 저으면 강간 후에 감금됐던 방으로 돌려보내졌다.”는 증언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이외에도 당시 상황에 대한 증언은 참혹했다. 그전에는 일본이 가해자, 한국이 피해자라는 시선을 갖고 있었지만, 전시를 보고 피해자 가해자의 경계가 무너졌다. 우리는 타인의 잘못에 대해서 비판하고 비난하면서도 스스로의 잘못에 대해서 반성하고 성찰하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 2018년 인권캠프를 바라보며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인권캠프를 통해 한반도 분단 상황을 다시 한 번 실감하고,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다양한 시각으로 볼 수 있었고, 그전에 모르던 경계인이나 신냉전 등의 개념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또한, 다양한 가치관을 갖고 있는 친구들과 4박 5일간 같이 지내며 새로운 자극을 받았다. 이러한 자극은 일상에 돌아가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이 될 것이다.

다음 2018년 2월 캠프의 주최팀은 제주대이다. 인권캠프는 기획부터 진행까지 학생주도로 이루어지는 활동이기에 현재 같이 캠프를 만들어나갈 스태프를 모집하고 있다. 신청기간은 공고일로부터 10월 10일까지이다. 활동기간은 10월 초부터 캠프종료 시까지이다. 인권캠프는 2018년 2월 20일부터 24일까지이다. 전화나 문자 문의는 대표 박기경(010-6783-3889)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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