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4일 11시, 본관 3층 회의실에서는 제주대학교 제10대 총장 1순위 후보자인 송석언 교수의 인터뷰가 개최되었다. 선의의 경쟁을 했던 세 후보자의 공약을 하나로 묶은 소회가 눈에 띠었다. “세 분의 말씀은 결국 하나였습니다. ‘제주와 더불어 비상하는 글로벌 거점대학’을 만들려면 ‘대학을 대학답게, 국립대학답게’ 만드는 ‘작은 변화 큰 도약’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선의의 경쟁을 했던 우리 후보님들과 함께 우리 제주대학교가 ‘기본에 충실한 대학,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으로 나갈 수 있도록 치열하게 뛰고 간절하게 설득하겠습니다.”

‘대학을 대학답게, 국립대학답게’는 2순위 후보자인 강성하 교수가 내건 표어였다. 강성하 교수는 투표 전날 보냈던 마지막 이메일에서 “지금이야말로 우리 제주대학교에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으로 출마를 결심했다면서 지지를 호소했다.‘제주와 더불어 비상하는 글로벌 거점대학’을 내건 이남호 교수도 같은 날 “제주대학교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작은 변화 큰 도약’을 내건 김철수 교수는 같은 날 보낸 문자에서 “우리의 작은 관심과 변화가 수많은 청년들의 미래를 바꾼다.”면서, “작은 변화의 시작이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이 표어들의 공통점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바탕으로, 그 방법을 대학의 존재 이유와 관련하여 제시했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11월 8일부터 11월 22일까지 보름 동안의 선거기간에 예전처럼 내홍(內訌)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기사는 한 줄도 없었다. 오히려 차별성과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조차도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나누어 가질 정도였다. 그래서 23년간 유지되던 직선제 선거가 폐지된 지 5년 만에 부활한 선거치고는 너무 무난한 것이 아닌가하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11월 2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3차에 걸친 투표는 치열했고, 결과에 대한 승복도 지성인다웠다.

모든 일에는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좀 더 열심히 했으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거나,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은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화합을 표방했던 1순위 후보자의 인터뷰에서 기대되는 한 구절이 있었다. “선거기간 제가 했던 말들은 총장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총장이 되어서 이룰 것에 대해서 했던 말입니다. 이 말들이 제주대학교 가족과 도민 여러분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살아남으면 좋겠습니다.” 1순위 후보자가 총장이 되면 이 말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남아 있는 행정적 절차와 함께 취임 후의 준비가 동시에 꼼꼼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