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이 어느새 저물어가고 있다. 5월 1일 뒤늦게 사령을 받고 수습기자 생활을 시작한 풋내기 대학생은 어느새 여론사회부의 일원으로 2018년을 바라보고 있다.

7개월은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 사이에도 참 많은 일을 보도했다. 매 사건과 마주하며 취재하고 보도할 때마다 늘 다음 두 문장을 다시금 떠올리곤 한다. 한 해를 끝맺으며 이번 기자수첩에는 내가 학생기자로서 품고 있는 생각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사견이다.

첫째, 기사는 기자의 얼굴이며 품격이다. 자신이 만족하는 기사를 작성한다는 건 녹록치 않은 일이라 생각한다. 지금껏 나는 기사를 쓰며 몇 번이고 취재를 한 후, 끊임없이 탈고를 거듭해왔다. 그럼에도 내 자신이 만족한 기사는 단 하나 없었다. 그런 기사가 과연 독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가?

나의 주변 지인은 나의 평소 행동으로 나를 평가하고 대우한다. 이와 같이 기자는 기사를 통해 독자들과 마주한다. 그들에게 보이는 기자의 평소 모습은 곧 그의 기사이다. 그래서 기자들이 매 기사를 자신의 명예를 걸고 작성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렇기에 매 순간 다시금 생각하고 글을 고치는 것은 참으로 쉽고도 어려운 기자의 의무이다.

둘째, 공적인 책임을 사적인 사유로 그르쳐서는 안 된다. 소위 공(公)과 사(私)를 구별하자는 말을 거창하게 풀어쓴 것이다.

기자는 공과 사의 구별이 타 직업군에 비해 좀 더 뚜렷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자도 기자이기 이전에 한 사람이다. 각자 업무와 별개로 사적인 일과 생각이 있을 수 있다. 허나 이런 사적인 사유로 공적인 업무에 지장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조정하고 대안을 모색하면 될 일이다.

지금껏 들은 여러 기자들의 수많은 보도 취소 사유 중 듣자마자 화가 났던 게 하나 있다. ‘일일이 취재를 다니기 힘들어서’ 보도를 못 하겠다는 것이다. 책임이 있는 업무보다 본인이 힘든 게 우선순위라는 것이다. 결국 해당 사안은 기자가 취재 거부권을 행사하며 보도가 무산되고 말았다. 공과 사를 확실히 했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기사를 꾸준히 고치는 것, 그리고 자신의 영역을 좀 더 명확히 구분하는 것. 이는 조금만 더 노력을 기울이고 신경을 쓴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이다.

조금 더 기자답게 행동하고 생각하자. 우리가 사적인 이유로 허투루 흘린 기사는 남에게 진실이 되지 못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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