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23일 우리대학교는 제10대 총장을 직선제로 선출하였다. 이번 총장선거에서 대학구성원간의 합의된 투표 반영비율은 교원 81%, 교직원 13%, 조교 2%, 학생 4% 이었는데, 이 수치를 통해 대학운영에 있어 교원의 책무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교원과 학자들은 학문 연구와 교육의 비전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목표를 세워 인류의 장래를 연구하여야 된다. 그러나 정치적·사회적 명성과 경제적 이득에만 관심을 갖고 안주하려는 일부 교수와 학자들 그리고 이윤을 추구하는 사업장으로 변해가고 있는 대학들이 현시대의 현실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학진학률을 자랑하는 한국의 대학생들에게 대학의 의미와 역할을 묻는다면 어떠한 대답이 나올까? 우리나라 고등교육법에 의하면 대학은 인격을 도야하고, 국가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학술의 심오한 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교수·연구하며, 국가와 인류사회에 공헌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흔히 대학 본연의 역할은 교육, 연구, 봉사라고 인지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교육은 한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기른다는 점에서 절대적 중요성을 지닌다. 그러나 근래의 모든 대학들은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급급하다. 또한 기업의 목소리가 대학에 반영되는 비중 또한 높아지고 있다. 대학들은 취업이 유리한 학과는 확대신설하고 품성과 인격을 고양하는 학과는 점차 폐과하고 있다. 이렇다면 과연 먹고사는 직업을 위한 교육을 구태여 대학까지 가서 공부할 필요가 있는가? 인격 도야와 지도자적 품성을 갖출 수 있도록 전인적 교육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분위기에서 외면당하는 학문은 기초학문일 수밖에 없다.

우리대학교는 개교 60주년을 훌쩍 넘긴 지역거점 국립대학이다. 지역 최고의 전문가 집단으로서 자긍심과 책임감을 갖고 소홀한 학문분야가 없도록 주의 깊게 살피고, 미래유망 전략산업분야에 대한 투자를 통해 공익적 길을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한다. 물론, 앞으로 학령인구 감소와 고령화의 급속한 진전에 따라 대학의 규모 변화와 질적 내실화 경쟁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래서 지속가능한 대학이 되기 위해 각 대학은 연구와 교육의 질을 향상시켜 대학의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침 새 학기를 맞아 ‘기본에 충실한 대학,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이란 비전을 제시한 10대 총장이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우리대학 구성원들은 지역사회의 의사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기도 하다. 정치가 포퓰리즘에 흔들릴수록 사회에서 전문지식인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창의적 방안들을 찾고 실행해야 한다. 새로운 리더십이 공동체의 지혜를 결집토록 발휘됨으로써 기본에 충실한 대학,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으로 명성을 떨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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