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리근의끈질긴 생명력,사랑하는 마음 배워
성공적이고 멋진 제주대인 되길 기원

김 현 구해양의생명과학부 석좌교수

우리는 무엇으로 살아가는 것일까! 사랑의 기쁨과 아픔을 통하여 얻는 지혜와 나도 모르게 찾아온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동식물 세계에서도 사랑을 통하여 자손을 퍼뜨리며 긴 역사를 만들어 왔고 우리들도 하늘이 맺어준 귀한 사랑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세상을 크게 발전시키며 살아가고 있다.

나는 약 3년 전 제주대학교와 인연을 맺었다. 이젠 약속된 모든 임무를 마치고 떠나야 할 시간이다. 아름다운 제주대학교의 캠퍼스에서 내 생애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이젠 떠나야 할 시간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큰 꿈을 심어주고자 노력하여 왔고 그 꿈을 키워가는 원천이 바로 ‘사랑하는 마음’이란 것을 알려주고자 했다.

제주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손꼽히고 있다. 제주공항에 내리면 야자수 잎이 바람에 나풀거리며 이국적 풍광을 보여주고 제주의 곳곳을 다니며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짧은 기간 동안 머물며 제주의 겉모습만 훑어보고 떠난다. 하지만 나는 명문 제주대학교에서 3년간 머물며 제주의 속살을 들여다 볼 기회가 있었다.

유유히 흘러온 삶의 역사 속에서 이 세상을 발전시킨 원동력은 ‘사랑’과 ‘사랑하는 마음’에 있다고 생각한다. 제주의 비자림과 거문 오름 등 여러 곳을 둘러보면 연리근 (連理根)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로 다른 나무가 커가면서 가지가 붙어 한 나무를 이루는 연리지(連理枝)에 비해 연리근은 서로 다른 나무의 뿌리가 붙어서 하나의 나무를 이룬다. 연리근과 연리지는 두 몸이 하나가 된다는 뜻으로 부부의 사랑과 연인의 사랑에 비유돼 사랑나무라고 불리고 있다.

나는 제주의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둘러보며 연리근의 끈질긴 생명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연리근은 두 나무의 뿌리가 붙어 한 나무를 이루므로 연인의 사랑에 비유되어 ‘사랑나무’라고 불릴 수 있지만, 나는 그 보다도 사나운 바람과 태풍 등 험악한 자연에 살아남고자 하는 ‘끈질긴 생명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서로 다른 나무의 뿌리가 사랑과 힘을 합치지 않으면 험악한 자연의 힘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는 제주대학교에 오기 전 봄날의 따뜻함과 바람에 나부끼는 야자수의 잎 그리고 노란 유채꽃만을 연상했다. 3년 동안 제주대학교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며 머물면서 제주의 속살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제주의 여러 곳에서 자라고 있는 연리근을 보면서 ‘끈질긴 생명력’을 볼 수 있었고 이의 원천인 ‘사랑하는 마음’을 제주대학교의 학생들의 가슴에 영원히 심어주고 싶었다.

특히 매일 아침 제주대학교의 정문에 들어서면 짙푸른 상록수가 숲 터널을 이루고 널따란 잔디밭과 얼굴에 스치는 바람은 내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 주었다. 곱게 핀 벚꽃과 흩날리는 꽃잎을 벤치에 앉아 바라보노라면 내 마음을 학창시절로 이끌고 첫사랑의 기쁨과 아픔까지도 떠올리게 했다. 나는 지금까지 국내외 많은 대학의 캠퍼스를 다녀봤지만 제주대학교보다 더 아름다운 캠퍼스를 보지 못했다.

도도히 흐르는 역사 속에서 앞으로도 영원히 제주대학교의 큰 발전이 있기를 기원한다. 모든 학생들이 연리근의 ‘끈질긴 생명력’과 ‘사랑하는 마음’을 배워 사회에 나가 거친 바다를 항해하며 더욱 더 성공적이고 멋진 제주대 사람이 되기를 기원한다. 나 역시 제주대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한 생활이 내 생애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로 추억될 것이고 연리근의 사랑을 떠올리며 제주대학교의 끝이 없는 발전을 기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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