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 언 정 기 자

과거 SNS는 무분별하고 너저분한 정보의 난립으로 ‘정보 수집의 장’이라기보다 ‘눈요깃거리의 장’이 더 어울렸다. 원하는 정보는 대부분 포털사이트를 통해 수집했으며 포털사이트는 보다 많은 사람의 경험에서 나오는 정보를 제공했다. 하지만 오늘날 SNS는 ‘눈요깃거리’는 물론 ‘정보 수집의 장’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변화는 단 한 가지의 존재로 인해 일어났다. 바로 ‘#해시태그’다.

#(hash) 기호를 써서 게시물을 묶는다(tag). 해시는 1970년대부터 정보 기술에서 특별한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사용돼왔다. 후에 ‘트위터’는 이란에서 발생한 부정 선거를 알리고자 해시에 태그를 붙여 사용하기 시작했다. 처음에 해시태그는 관련 정보를 쉽게 찾고 묶는 기능을 했다. 하지만 2018년 현재에는 정보 검색을 넘어서 세계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해시태그의 세부적인 역할에는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로 ‘공감의 사회운동’이다. ‘#Me too 운동’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영화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타인이 여배우들에게 수십 년간 성폭력과 성추행을 자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전 세계가 분노했고 이에 그치지 않고 행동하기 시작했고 #Me too 운동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대한민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서지현 검사의 “안태근 전 검사에 의해 성추행 당했다”라는 용감한 발언과 함께 시작된 운동은 이윤택, 고은, 조민기, 조재현 등 수 많은 가해자의 추악한 민낯을 드러내게 했다. 정치계로부터 시작된 ‘미투 운동’은 예술계를 거쳐 스포츠계로 그리고 국민 속에서 현재 진행 중이다. 미투 운동 외에도 총기규제를 위한 ‘보이콧NRA(#boycottNRA)’의 사회운동이 진행 중이다.

두 번째로 ‘공감의 추모’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크고 작은 사건들로 울지 않은 사람이 없다. 많은 사람이 해시태그를 통해 세월호를 추모했다. 국민은 ‘#Remember0416’으로 ‘잊지 않겠다’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힘쓰겠다’는 마음을 공고히 했다. 또한 불의의 사고로 죽음을 맞이한 故 김주혁은 ‘#구탱이형’으로 추모를 하고 있다.

세계는 해시태그를 통해 장소를 불문하고 공감하고 있다. ‘그들이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가’에 대한 마음은 이제 해시태그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 크게 본다면 ‘인권’에 직결된 문제에 대해 한 집단이 아닌 모두가 직접 싸운다는 점에 큰 의의를 둘 수 있다. 이제 우리는 분노를 표출할 수단을 하나 더 얻게 됐다. 국민은 이를 적극 이용할 것이고 정치인들은 국민의 분노를 즉각 포착해야할 것이다.

여러분에게 묻는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해시태그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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