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3일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정치적 구호가 쏟아지는 정치의 계절이다. 언론을 중심으로 각종 아젠더를 내세워 후보에 대한 도정의 운영철학과 구상, 그리고 지역현안 해결의 방향에 대하여 검증작업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후보의 자질을 판단하게 됨으로써 적임자를 선택할 판단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민주주의 시작은 토론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유럽문명의 뿌리를 이루고 있는 그리스는 아고라를 중심으로 시민들의 자연스러운 정치참여가 이루어진 대의 민주주의의 시초라 할 수 있다.

아고라는 고대 그리스의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가지면서도 국방의 의무를 위해 모이거나 정치인들의 통치발언을 듣고 열띤 토론이 이루어졌던 정치의 공간이다. 그리스인들은 이 아고라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했다고 한다. 민주주의 성숙함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우리나라도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뒤돌아보면 과거처럼 대규모 군중을 이끌고 정치적 토론을 하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언론을 통해 후보를 판단하는 사회 흐름으로 바뀌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판이다. 정치공간의 변화도 그러하지만 전반적으로 기성세대와 달리 20대와 30대의 정치에 대한 관심도 예전과 달리 크게 높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아마도 기성정치에 대한 실망과 자신에게 직접적인 관련성이 높이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갖지 않게 되는 사회적 배경도 작용한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싫든 좋든 정치는 우리의 생활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특히 도지사와 민의를 대변하는 도의원들의 대응에 따라 제주도의 미래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충분한 논의 없이 2010년부터 도입된 부동산투자이민제, 쓰레기 요일배출제, 공공임대주택, 교통문제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에 이르기 까지 너무 많은 부분에 있어서 우리의 삶과 제주도의 미래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우리는 현실사회에서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들 문제는 아직 미완의 문제로 남아 심한 정치적 논쟁거리이기도 하다.

 자신의 미래, 자신의 삶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더 많은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양한 의견들을 정치공간에서 표출하고 타인의 다양한 의견을 열심히 듣고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비판과 토론이 이루어지는 것은 성숙한 시민사회를 형성해 나가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한다면 상대방 비방만이 난무하는 흑색정치판도 크게 개선되리라 생각해 본다. 정치인이 변화하지 않으면 유권자가 변해야 한다. 특히 젊은 유권자의 역동성과 진취성은 생활정치판에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다. 이번 613지방선거의 도지사후보에는 30대에서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연령대를 이루고 있다. 시대의 변화, 정치의 변화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제 시민을 위한 정책의 완성도를 높이고 자신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정치적 이슈에 귀 기울여 목소리를 내는 젊은 유권자의 역량을 보여주어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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