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부터 1박 2일간 사회과학대학 학생들이 한경면 조수리로 농촌봉사활동을 다녀왔다.

단과대학에서 제주시 한경면 조수리로 농촌봉사활동을 간다고 했다. 나 또한 김해시‘진영’이라는 단감농사 짓는 지역에서 자랐기 때문에 농사일에 거부감이 없어 신청하게 됐다. 단체 버스를 타기 전 어느 행사와 마찬가지로 단체사진을 찍고 출발했다. 약 1시간 이동을 해 조수리에 도착했다. 내가 했던 일은 마늘재배가 끝난 뒤, 비닐을 벗기는 작업이었다. 원래는 비닐의 끝에서 한 쪽을 호미로 파고 대각선으로 당기면 다른 쪽의 비닐이 벗겨져야 한다. 하지만 따가운 햇볕에 땅이 너무 많이 굳어 당겨도 비닐이 끊어져서 고생했다.

이번 농촌봉사활동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먼저 우리가 아무생각 없이 먹은 음식에는 ‘농부의 땀’이 서려있다는 것을 알았다. 사실 우리는 음식을 먹을 때, 이 음식이 어떤 조리과정을 거쳤는지에 대해 관심이 있지 어떻게 재배되는 지에 대해서는 궁금해 하지 않는다. 예컨대 우리 식탁 위에 빠지지 않는 마늘 하나도 심고, 뽑고, 비닐을 덮거나 제거하는데 몇 십 명이 달라붙어 구슬땀을 흘려야만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보통 그것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나도 그런 보통사람이었다. 하지만 농촌봉사활동을 통해 농부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두 번째는 힘듦을 다루는 방법을 배웠다. 나를 포함한 우리는 ‘힘듦’을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트레스 받는 것을 참지 못하며, 참는다고 해도 그것들이 쌓여 결국에는 폭발하게 된다. 나 또한 스트레스 받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고 그런 상황을 피하기만 했다. 그런 점에 있어 농촌봉사활동은 좋은 전환점이 돼 주었다. 보통 우리들은 힘들고 고된 상황 속에서 누군가를 탓하거나, 불평불만을 내뱉는다. 하지만 농촌봉사활동에서는 그런 상황을 회피할 수 없어 인내하는 법을 배울 수 밖에 없었다. 나의 변화는 주위 사람들이 더 체감했을 것이다. 일례로 음식점에서 주문을 했는데도 40분이 지나도록 음식이 나오지 않았을 때, 원래라면 투정을 부렸을 것이다. 하지만 봉사활동을 갔다 온 다음에는 조급함을 버리고 사장님께 정중히 물어 친구들이 놀라게 했다.

세 번째는 공동체의 가치에 대해 깊이 고찰할 수 있었다. 농사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니었다. 적으면 2~3명이 많게는 10명이 넘게 동원돼야 일에 진척이 있다. 혼자 그 많은 농작물을 키우고 재배한다면 ‘일할 맛’이 날리가 없었을 것 같았다. 함께 일하는 것의 중요성을 체험할 기회가 있었다. 마늘 비닐을 대각선으로 당기고 있었는데 다른 쪽 비닐이 중간에 계속 끊겼다. 그런 경우, 당기기와 비닐 뜯기를 동시에 해야 돼서 일의 효율이 떨어질 수 있었는데 다른 친구들이 비닐 뜯기를 대신해줬다. 분업을 통해 일을 빠른 시간 내에 처리할 수 있었고, 친구들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졌다. 단순히 일과 작업을 빨리 끝낼 수 있어서 공동체의 가치를 재정립한다는 것이 아니다. 같이 힘들고 고된 일을 하면서 정신적으로 나누는 교감과 정서가 ‘함께’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줬다.

우스갯소리로 농촌봉사활동을 갔다가 허리 디스크에 걸리고 제주대 병원에 입원한다는 소리가 있다. 직접 참가해보면 그런 소리에 공감하는 순간도 있겠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육체적으로는 이루 말할 것도 없이 힘들다. 하지만 농촌에서만 느낄 수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정에 끌려 다시 발걸음을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농촌 일을 처음 해봐서 그런지 느낀 점이 많았다. 이 기사를 읽는 다른 학우도 대학 생활을 하면서 농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피하지 말고 한 번쯤은 참여해 많은 것을 느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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