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이 한반도에 평화 가져오길 희망

 

조 성 윤평화연구소 소장사회학과 교수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미 싱가포르에 가 있고, 우리는 회담을 지켜보고 있다.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만나서 회담을 하는 것 자체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회담의 결과에 따라서 한반도에 사는 우리들의 삶이 크게 바뀔 수 있는 역사적인 회담이 될 것이다.

이 회담은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고, 남북 관계를 개선하며, 연내에 종전 선언을 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자고 합의하였다. 남북 정상의 만남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때도 있었지만, 이번처럼 기대감을 갖게 해준 만남은 없었다. 그만큼 시대가 바뀌었고 기대감도 높아졌다.

북미회담에서 논의할 가장 중요한 내용은 북한이 개발해 놓은 핵무기를 없애는 대신에 미국이 북한에 체제 보장을 약속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를 어떻게 어떤 순서로 합의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도 물론 비핵화에 관심이 많다. 왜냐하면 한반도에서 핵무기가 사라지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비핵화보다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현재의 정전협정을 대신할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의 체결이다.

우리는 지난 70년 내내 전쟁 상태 속에서 살아왔다. 이는 북한만 그런 것이 아니라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병영 국가(The Garrison State)의 틀 속에서 엄청나게 많은 군대를 보유하고 있었고, 서로가 서로를 적대시하고 미워하고 있었다. 북한이 독재국가, 그것도 권력을 세습하면서 70년을 지내오는 동안, 한국 사회 역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체제를 거치면서 군부 독재 정치가 계속되었다. 전쟁 상태와 병영국가 체제야 말로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로 가는 길을 막고 있는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 해방 직후부터 1980년대 말까지 전 세계는 냉전 상태에 놓여 있었다. 냉전이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 선진국들이 20세기 이후 새롭게 등장한 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를 적으로 규정하고 견제, 공격하던 대립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냉전은 1980년대 말 소련과 중국의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 또는 바뀌면서 사라졌다. 그런데도 한반도는 여전히 전쟁상태에 있었고, 한국의 민주화 속도는 느렸다. 이제 답답한 국면을 뚫고, 벽을 허무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을 통해 탄생했으며, 국민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지금은 촛불을 믿고 국민을 믿고 용기를 갖고 한반도의 미래를 과감하게 돌파해 나갔으면 좋겠다.

북미회담을 지켜보면서 한반도에서 전쟁 상태를 끝내고, 평화가 오기를 기원한다. 이 회담이 종전 선언으로, 평화협정으로 나가기를 바란다. 그래서 남북이 군비를 축소하고,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주민들이 활발하게 교류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언젠가는 제주대학교 학생들이 김일성대학 학생들과 교류 행사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70년 동안 떨어져 살면서 벌어졌던 간격을 기쁜 마음으로 메우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 날을 그리면서 준비를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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