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부담되는 가격에 비해 수업활용도 낮아”
교재 비용 부담 덜기 위한 책 나눔 행사 진행하기도

비싼 수업 교재 가격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늘고 있다. 새 학기 시작과 동시에 등록금과 월세 납부와 같은 생계유지 비용에 교재 구입비용까지 감당해야 하는 학생들은 줄어드는 통장 잔고를 보며 한숨만 쉴 뿐이다.

서점에서 만난 간호학과 1학년 A씨는 “전공 서적이 무려 5만9000원이라고 한다. 부담되는 가격이지만 4년 동안 사용할 교재니 어쩔 수 없이 구매했다”고 말했다.

또한 생명대 교양수업을 듣는 패션의류학과 1학년 B씨는 “전공이 아닌 교양서적임에도 불구하고 3만원이 넘는 교재가 있다. 한 학기 동안만 사용할 예정이기 때문에 구입하기도 부담스러워 제본할까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현재 책 구입을 원하지 않는 몇 학생들의 경우 선배나 동기, 친구들의 서적을 물려받거나 에브리타임 책방 게시판에서 원하는 중고 도서를 다른 사람과 사고파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방법 또한 공급되는 책의 양이 수요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서점에서 새 책을 구매하거나 제본을 해 가지고 다니는 방법을 택한다.

제본을 하는 경우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제본은 저작권법 136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인쇄소에서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강 주에는 아예 제본 신청을 받지 않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사회대 교양수업을 신청한 관광개발학과 1학년 C씨는 “교양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과의 전공 서적으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가격 부담이 크다. 실질적으로 수업시간에 다룰 수 있는 주제는 한정적이어서 책의 활용도가 낮다는 생각이 든다” 며 “교재보다는 PPT 자료를 활용해 진행하는 수업이 많아져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 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재의 집필자들이 학생들에게 책을 무료로 배포하는 ‘빅북’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빅북운동이란 저자가 지적 저작권을 기부해 무료로 교재를 보급하는 운동을 뜻한다.

9월 4일 경상대학에서는 ‘제자·후배사랑 책 나눔’ 행사가 올해로 3년째 열렸다. 학생들에게 전공 서적 구입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단과대학이 자체적으로 기획한 행사이다. 매년 터져 나오는 교재비 부담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모든 단과대학들이 학생들을 위해 이러한 행사를 기획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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