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도와 제주대 내 여러 문제들이 불거져 논란이 되고 있다. 제주도의 논란은 대다수 개발과 관련된 제2공항 건설, 대규모 신규 관광단지 등으로 이는 제주 사회가 아직도 근대에 머무르며 탈근대를 하지 못한 낙후함을 드러내는 것이다.‘대형’,‘건설’의 양적 성장에 몰두하는 모습은 제주도가 섬이라는 지역 특성을 망각한 발상이라는 것은 전문가가 아니어도 알 법한 일일 것이다.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에 따른 주민의 불편은 관심을 얻지 못하고, 개발을 두고 찬성과 반대로만 입장을 구분하여 선택하게 하는 현실은 제주도를 분화만 시킬 것이다.

이러한 상황 전개에 제주대학교는 무엇을 하고 있는 지 자성해볼 필요가 있다. 찬반의 단순한 선택지만을 제시하여 도민이 분열하는 상황에서 전문가 집단인 제주대학교는 다양한 선택지를 만들어 대안을 제시하는 씽크탱크로서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여러 개발 관련 계획, 정책들이 입안되는 초기에 아니면 이제라도 제주대는 제주도의 미래를 고민하는 지식인 집단의 입장을 표방하는 책무감을 가져야 한다.

제주도 업무의 효율성을 지원하는 조직이 아니라 지성인 집단으로서 지역 정책의 방향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제기하는 조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제주대 내에는 교수들의 갑질과 성추행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이 또한 아직도 지배적인 근대적 사고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교수 선발을 연구실적, 수업 시연과 짧은 면접으로 단시간내 치르는 방식에서 후보자를 2-3일에 걸쳐 학생들과 만나는 자리도 만들고, 심층 면접을 통해 연구능력 외 교육자의 자질도 고려하는 방식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 문제를 단순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 제도상의 문제로 보는 안목도 필요하고, 변화의 기회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변화의 노력은 여러 곳에서 요구된다. 예를 들어, 박사과정 대학원생 논문제출 자격시험을 아직도 우리는 중고등학교 시험과 같은 답안 작성 방식으로 치른다. 박사과정생이 아직도 주어진 시간 내에 머릿속에 지식ㆍ정보를 담고 끄집어내어 답안을 작성하는 방식이다. 대안으로 연구하는 주제와 관련된 과제를 던져주고, 도서관 등의 자료를 참고해 일주일 동안 리포트를 작성해 오는 방식의 시험은 자격 평가와 더불어 논문작성에도 도움을 주는 발전적인 방식이 될 것이다.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만진다고 사용 못하게 하기보다 스마트폰 검색을 유도해 보는 방식으로의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시대이다. 요즘의 세태는 본인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없으면 사회 문제에 관심이 없다. 제주대 구성원들은 자신들의 피해에 대응하는 모습에서 우리의 잠재력을 인식해 보자. 관심과 참여의 범위를 한 발짝 더 키워 지역 사회, 미래 사회로까지 확장하는 계기로 발전했으면 한다. 제주대는 성장을 넘어 성숙의 단계로 나아가는 고민을 지역사회와 더불어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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