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평

이번 제38회 백록학술상에 제출된 논문은 4편이다. 4편의 논문을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생태 재생을 통한 제주도의 발전 방향”은 급격한 자본의 유입으로 급변하는 현재 제주의 도시 계획과 개발 상황을 검토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세우려는 연구목적에서 비롯된 논문이다. 연구주제가 매우 시사적이며 지역사회 기여도가 클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분석 개념으로 제시한 가치 단위, 재생률 개념을 이용한 분석이 본론에 나타나 있지 않고 본론과 연결성이 부족한 정책제언과 결론이 제시되었다는 아쉬움이 있다.

“제주 해녀 구술로 보는‘제주 해녀 문화’-유네스코문화유산 평가에 따른 해녀 문화의 특징을 중심으로”는 구술사를 통해 제주 해녀 문화를 인류무형문화유산의 등재로 이끈 평가와 제주 해녀의 실제적 삶이 일치하는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구좌읍 김녕리’에서 생활하는‘해녀’들을 대상으로 하여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 역시 주제가 독창적이며 시사적이었고, 구술사 연구방법 역시 제주 해녀연구에 매우 타당한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직접 김녕리 해녀들을 심층 면접하여 채록하고 이를 의미 있게 범주화하여 해석하는 노력이 매우 돋보였다. 그러나 구술사 방법을 통한 기존 제주 해녀연구 고찰과 구술사 연구방법과 제주 해녀연구와의 연관성 여부 설명이 없어 아쉬웠다. 또한, 결론에서 제시한 “공동체성이 무너져 개인적으로 물질을 하는 지역도 많아졌다”라는 주장에 대한 근거 제시가 부족했고‘변화한다’와‘무너진다’라는 표현이 차이를 혼동하는 점은 이후 보완했으면 좋겠다.

“제주 성읍민속마을 활성화를 위한 주민 연구 -주민참여 갈등 인식을 중점으로”는 성읍민속마을 운영에 따른 주민들의 참여와 인식을 살펴본 후 주민과 관련된 문제를 파악하고, 주민 분석을 바탕으로 하여 성읍민속마을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자 한 조사연구이다. 지역사회 관점에서 무척 필요한 조사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조사방법이나 조사과정이 모범적이었고 조사자들의 노력이 돋보였다. 그러나 서론에서 제시했던 연구의 목적이 결론에서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며, 맺음말에서 서술한 “현재 민속 마을과 관련한 연구는 단순 민속 마을의 가치를 확인하는 이론적 측면의 연구이거나 민속 마을의 현황에 관한 연구였을 뿐, 민속 마을의 실제인 주민을 중점으로 둔 구체적인 연구는 없었다”라는 주장의 근거가 본문 어디에도 나타나 있지 않는 등 조사 결과와 정책제언, 맺음말과의 연결성이 다소 부족해 보였다.

“개발도상국 대상‘문제 확산 교수·학습 모형’개발”은 개발도상국의 아이들이 자신의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사진을 통해 그 의미를 담아 이슈화하여, 고위공직자나 정책입안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수행되고 있는 포토 보이스를 활용한 문제 확산 교수학습모형 수업 개발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논문서술방식이 아닌 교수학습모형의 개발을 서술한 것이라 기존 논문 평가 방식으로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또한, 그런데도 반드시 제시되어야 하는 연구(개발)의 목적과 활용, 시사점, 참고문헌 등이 빠지어 있다. 따라서 이 글이 필자의 창의성에 의존하는 것인지 아니면 기존 참고자료나 개발이론 등을 참고하여 전달하려는 것인지 모호했다. 또한, 서술 자체도 대부분 교과서적이라 읽으면서 다소 당황했다. 그러나 이는 사회과학식 논문 쓰기 관점에서 본 판단이고‘교수학습모형 개발’이라는 차원에서는 전혀 다른 긍정적 평가가 많을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앞으로 백록학술상 심사는 사회과학적 논문과 교안이나 교수학습모형 개발 등에 관한 모든 글을 수용한 후 각기 다른 평가지표를 가지고 심사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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