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은 주(02~05년 학생기자)

얼마 전 오랜만에 일이 있어 들린 제주대 학생회관 1층에서 식권판매소 옆에 진열된 UI 상품을 봤다. 제주대학교 UI가 새겨진 다양한 상품들을 보며 문득 십여 년 전 대학시절 활동했던 제주대신문 학생기자 시절이 생각났다.

호기심은 예나 지금이나 가득한 성격이라 대학생활이라는 설렘 속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은 마음에 제주대신문에 입사지원서를 냈다. 거창하게 들리겠지만, 입사 면접을 보고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고 시작된 신문사 생활은 사실 매일 아침 8시 20분 조회를 시작으로 오후 6시 종례로 끝나는 여느 직장인의 삶과 같았다.

한두 살 많은 ‘언니’, ‘오빠’였을 선배님에게는 여는 조직에서와 같이 ‘기자님’, ‘부장님’, ‘편집국장님’이라 불렀다. 신문사에 재직하던 3년이란 시간 동안 매주 8면이라는 신문을 발간하기 위해서 수시로 회의를 하고,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고, 신문을 편집하고, 발간된 신문을 각 단과대학에 배달하고, 우편으로 신문을 받아보는 구독자를 위해 신문을 고이 접어 발송하는 생활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물론 학생의 신분으로서의 본분도 있었기에 학업까지 병행하는 일은 쉽지 않았고, 학교에서 밤을 새는 일은 일상이 되었다. 동기들과 농담처럼 했지만 신문이 휴간되던 시험기간이 가장 여유롭다는 얘기는 사실이었다.

3년이란 정신없는 생활이었지만 당시 대학부 부장으로서 활동했던 신문사 생활은 내가 속한 사회였던 제주대학교에 대한 많은 고민을 시작할 수 있던 계기가 되었다. 왜 대학 구성원들은 제주대학교 교육이념이 담긴 교훈, 교가를 알지 못하는지, 학내에 사용되고 있는 UI가 통일되지 못하고 가치 있게 활성화 되지 못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이어지던 때였다. 특정 학교를 떠올렸을 때 떠오르는 동물과 이미지가 그려지는 대학을 중심으로 몇 번의 전화 연결과 연결로 어렵사리 취재를 진행하며 기사를 썼었고, 그 이후 일부 건물 내 표지판과 안내판이 수정되어 통일 되었지만 여전히 아쉬웠던 때가 기억났다.

우리 제주대학교를 떠올리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무엇이 떠오르는가? 혹시 다른 대학교 정문에 내걸린 상징적인 모양 앞에서 인증샷을 찍거나, 외국 유명 대학의 로고가 그려진 후드티를 패션처럼 입고 다니면서 정작 우리 제주대를 상징하는 것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 것은 아닌지. 부디 우리 제주대학교에 대한 ‘열정’, 열렬한 애정을 갖고 열중해 주기를 바란다. 구성원들부터 자신이 속한 사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높아질 때 브랜드 가치가 생기고, 그 속의 구성원의 가치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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