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記者)는 뉴스를 취재해 보도하는 사람이다. 다양한 사건, 사고와 정보 가운데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실을 취재함으로써 사회 환경에 대한 감시자로서의 고유한 기능을 수행한다. 이러한 이유로 기자는 항상 당당하되 겸손해야 한다. 기자는 그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을 대표하기에 누구에게도 꿀리지 않고 당당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겸손함이다. 기자에 앞서 인간이기에 특별히 우쭐대거나 폼 잡아선 안 된다. 기자는 다양한 의견과 사실을 바탕으로 판단하는 점에서 겸손의 자세는 필수적이다. 

5월 9일 저녁 생방송된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 특집 대담이 논란에 휩싸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담자로 나선 송현정 KBS 기자와 취임 2주년 소회부터 남북관계, 적폐청산, 일자리 문제, 여야 갈등 등 다양한 국정 현안에 대해 질의 응답했다.  

하지만 방송 이후 대담 내용이 아닌  기자에 대한 논쟁으로 번졌다. 문 대통령의 2년 간 국정 수행이나 국정 과제 운영 방향을 평가하기보다 인터뷰 대담자인 송 기자에 대한 태도 문제였다. 네티즌들은 송 기자가 문 대통령에게 “야당에선 대통령이 ‘독재자’라고 이야기한다”, “국민은 인사 검증에 상당히 낮은 점수를 준다”고 질문한 것을 ‘정치 편향적’이라며 문제 삼았다. 각종 인터넷 공간에선 ‘예의가 없다’, ‘인성 공부부터 다시 해라’ 등 공격성 댓글이 쏟아졌다. 

대담방송에 시청자의 관점과 입장에 따라 다양한 의견과 논란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문 정부의 2주년 성과와 실정에 대한 본질이 실종되고, 흥미 위주의 가십 만이 논란의 중심이 될 만큼의 문제는 없었다고 평가한다. 송 기자는 2시간 남짓 이어진 생방송 대담자로서, 저널리즘 원칙을 크게 훼손하지 않았다. 다만 끝까지 경청할 것, 언어와 바디랭귀지에 유의할 것 등에서 다소 문제를 드러냈을 뿐이다.  

하지만 이번 논란만큼이나 우려되는 것은 한국 사회의 진영논리와 자신의 가치관, 신념, 판단 따위와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는 확증편향이 더욱 강화돼 간다는 사실이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송 기자는 무례했고, 대통령은 진솔했다”고 평가하고, 반대 측에선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 능력의 부족함을 드러낸 반면에 송 기자는 기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두둔하고 있다. 

정작 중요한 대담 내용에 대한 논쟁과 갑론을박은 뒷전이고, 진영논리와 확증편향으로 서로 우르릉 댈 뿐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립이나 이견은 있을 수밖에 없는 이치지만, 서로에 대한 포용력과 관대함이 더욱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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