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들을 위한 학교가 된 오늘날의 대학
생각과 현실 간의 괴리가 대학문화의 걸림돌
학생들이 학내 행사에 많은 관심 갖고 참여했으면

5월 17일 제주대신문에서 ‘대학문화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좌담회가 진행됐다. 왼쪽부터 김남이 총학생회장, 김해건 편집국장, 한정완 동아리연합회장, 이숭신(언론홍보학과 4)학생

대학문화란 무엇인가. 대학문화란 대학 구성원들이 주체인 문화, 대학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 대학의 틀 속에서 형성되고 향유되는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문화가 국가나 지역, 시대에 따라 차이가 있듯 대학문화도 대학의 역사와 목표 등에 따라 다양한 특색을 지니고 있다.

사람들은 흔히 ‘대학문화’라는 말이 등장한 시기를 1980년대로 정의한다. 대학문화는 대학구성원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힘이며 대학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요소다. 하지만 현재의 대학문화는 색깔을 보이고 있지 않다. 어느 순간 대학생의 몸과 마음을 움직이던 시위, 동아리 활동, 토론문화 등은 사라지고 개인이기주의가 팽배한 사회로 변했다. 학생들은 높은 실업률에 취업을 우선시하고 학교 행사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학생회장 선거는 저조한 투표율을 보이고 기본적인 학과 행사의 경우에도 낮은 참여도를 보이고 있다.

지금의 대학문화는 갈림길에 서 있다. 이번 호에서는 ‘대학문화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대학문화를 진단하고자 좌담회를 열었다. 김해건(정치외교학과 4)편집국장이 사회를 맡았고, 김남이(무역학과 4)총학생회장, 한정완(중어중문학과 4)동아리연합회회장, 이숭신(언론홍보학과 4)독자가 참여했다. <편집자 주>

▶대학문화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김남이 총학생회장 : 학생활동, 동아리 활동, 과에서 진행하는 MT, OT 등 대학생활을 하면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이 대학문화 라고 생각한다.

한정완 동아리연합회 회장 : 대학문화는 대학생들이 만들어가는 문화이자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을 졸업 하고 대학문화를 겪었던 사람들이 사회로 나간다. 이후 사회의 구성원이 되고 사회문화의 일부가 된다. 또한 가장 많은 정보를 접하고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어떻게 보면 시대에 가장 트렌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이숭신 독자 : 대학문화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대학생들이 하는 모든 활동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하는 학과공부, 예술활동, 봉사활동, MT, 동아리, 축제 등 모든 활동이 대학 문화다. 대학문화는 사회를 이끄는 원동력이다.

정치적 억압이 있었던 시대에는 학생들 중심으로 저항운동이 일어나 사회를 바꾸기 위해 앞장 섰고, 지금은 사라졌지만 ‘대학가요제는 음악계를 이끌 수 있는 많은 가수들을 배출해냈다.

▶오늘날 대학들은 대학만의 특색적인 문화가 없는 채로 표류하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김남이 총학생회장 : 대학문화는 항상 그때마다 이슈화되는 것을 따라간다. 그렇기에 시대마다 다르다. 19학번들은 이렇게 행동하고 12학번, 14학번은 다르게 행동하니 접점을 찾기가 힘들다. 나이가 5~6살 차이 나고, 그때마다의 상황이 다르고, 관심사가 다르다보니 어렵다고 생각한다. 14학번이 19학번을 바라볼 때  ‘왜 이러지?’ 라고 생각을 할 수 있지만 ‘뭐 아직 어리니까’ 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표류하고 있다는 말도 맞는말인 것 같다.

한정완 동아리연합회 회장 :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현재 대학문화는 다른문화에 비해 특색이 있다고 생각한다. SNS나 각 매체들을 통해 많은 정보들을 받아들이고, 인터넷이나 그런 것을 받아들이면서 특색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학생 수가 감소하고 동아리 수, 총학생회에 대한 관심사도 줄어들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그들만의 문화가 뿌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색이 드러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특색은 있으나 보여지지 않는 것 같다.

이숭신 독자 : 먼저 과거 대학에는 어떤 특색이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것 같다. 80년대에는 정치억압에 대한 학생운동이 많았다.

또한 대학에 진학한 인원들도 소수였다. 이들은 지식인으로서 역사의식과 소명의식이 강했다. 이를 바탕으로 대학문화가 형성되었고 그 중심에 학생운동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대학은 소수 지식인을 위한 학교가 아니다. 대다수의 젊은이들이 대학에 진학한다. 오늘날의 대학은 대중들을 위한 학교가 됐다. 이에 따라 대학은 역사의식, 소명의식, 개성보다는 대중적인 문화를 띄게 됐다. 그 점이 오늘날 대학의 특색이 아닐까 생각한다. 특색이 없는 게 아니라 변화했을 뿐이다.

한정완 동아리연합회 회장 : 두분의 말씀이 제가 생각했던 점과 달랐다. 얘기를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겠구나 라는 시각이 생겼다. 대학문화가 변하게 된 복합적인 이유들이 있어보인다.

▶제주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무엇이 원인이라고 생각하는가.

김남이 총학생회장 : 군대를 갔다오니 많이 변해 있었다. 학생들은 학생회에 열광하지 않았고, 행사에 대한 관심도 많이 떨어졌다. 앞에서 얘기했던 것과 같이, 시대가 변함에 따라서 개인이기주의가 심해진 것 같다. ‘굳이 내가?’, ‘나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뭔데’를 먼저 생각하는 등 자기 에게 돌아오는 이익을 먼저 찾는다.

과거 선거를 도와 줄 때는 학생회에 대한 관심이 많이 있었다. 동아리 문화, MT 등 다른 활동들도 본인이 직접 이슈화 시켜 같이 하자는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여기?’, ‘우리가 왜?’ 라는 생각을 먼저한다. 이기주의 적인 생각이 먼저 들게 된 것이다. 학생들만의 잘못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학생회에서도 학생들의 관심을 사로잡을 컨텐츠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들이 쌓이고 쌓여 서로간의 불신이 생기고,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정완 동아리연합회 회장 : 총학생회장 말에 공감이 된다. 질문에 제주대학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했는데, 굳이 제주대학으로 특정하지 않아도 전국적으로 개인주의가 퍼져있다. 모든 대학이 모두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고 생각한다.

이숭신 독자 : 학생들의 개인 이기주의 때문에 대학 내 다양한 활동에 대해 무관심해지는 것은 일리 있는 말이다.

하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이유는 바로 학생들이 생각하는 대학과 실제 대학이 다르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입학 당시만 해도 ‘대학에 와서 뭔가를 해보겠어’ 라는 꿈을 갖는다. 하지만 대학의 현실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경우가 많다. 학생들은 누구보다 합리적인 생각을 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바와 현실이 다르다면 그 부분을 바꿔보기 위해 노력하거나 포기한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무언가를 바꾸기 위해 시도하기보다 포기하는 편이다. 즉, 생각과 현실 간의 괴리가 대학문화의 걸림돌이라고 생각한다. 그 어려움만 해결한다면 대학 내 활동에 참여율이 높아질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특색있는 문화가 생겨날 것이다.

▶시대변화에 따라 대학문화도 변화했다는 의견이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한정완 동아리연합회 회장 : 그렇다고 생각한다. 시대가 변하면서 사회가 변하고, 자연스레 대학문화도 바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김해건 편집국장 : 대학 내 특색있는 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이숭신 독자: 차별성을 두고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이 무엇인지,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을 만드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은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자신이 과제로 제출했던 것이 학교에 반영이 되면 학생은 소속감을 갖게 될 것이고 관심이 생기게 될 것이다. 이런 점은 자연스럽게 학생회, 동아리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수업에서 생긴 흥미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동아리의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런 틀을 만드는 것은 ‘학생자치기구’의 몫이다. 학생들의 수요를 끊임없이 받아들이는 자세를 갖는다면 미래를 위한 좋은 변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한정완 동아리연합회 회장 : 동아리연합회의 장으로서 조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자리였다고 생각한다. 많은 홍보와 활동들을 통해 대학문화를 만들어가는 창출자이면서 소비자인 사람들을 많이 만드는 방향으로 생각하겠다.

이숭신 독자 : 학생들이 직접 주체가 돼 대학문화를 이끌어가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앞서 말한 것럼 수업과 연계해 아라대동제를 기획하거나 학내 프로그램을 구성한다면 더 재밌을 것이고 배울 게 많다고 생각한다.

김남이 총학생회장 : 총학생회 더 잘해야 겠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의견들을 조율하면서 총학생회가 어떤지에 대해 학생들과 함께 소통의 장을 만들고 싶다. 비난으로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서 나아가고 싶다. 학생들도 학내 행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해줬으면 좋겠다.

김해건 편집국장 : 결국 대학문화라는 것은 대학생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과거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각자의 위치에서 정체성 있는 대학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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