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63회 후기 학위수여식 식사

송석언 총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은 오늘부터 우리 제주대학교의 동문이 됩니다. 제주대학교의 자랑스러운 동문이 되신 여러분께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들처럼 해마다 이 자리를 거쳐 사회로 나가는 동문들 덕분에 우리 제주대학교는 나날이 발전해가고 있습니다.
졸업생 여러분은 모교에서 지냈던 추억과 함께 만감이 교차할 것입니다. 거기에는 많은 인간관계들이 있습니다. 여러분을 늘 격려하고 이끌어주신 학부모와 가족이 있습니다. 강의실과 연구실, 실험실에서 여러분을 열정적으로 가르치고 토론했던 교수님이 있습니다. 대학 본부와 행정실, 학과에서 여러분의 대학생활을 아낌없이 지원했던 조교, 직원선생님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과 함께 했던 선후배와 동료들이 있습니다.

모교의 총장으로서, 이 모든 분께 고마움과 경의를 표합니다. 존경하는 학부모, 가족 여러분! 친애하는 교수님, 조교, 직원선생님, 그리고 재학생과 동문을 비롯한 제주대학교 가족 여러분! 이렇게 자랑스러운 제주대학교 동문을 길러내신 여러분의 노고를 잊지 않겠습니다. 아울러 졸업생을 격려하기 위해 특별히 참석해주신 내외귀빈 여러분께도 졸업생을 대신해서 감사드립니다.
존경하는 내외귀빈 여러분!

우리는 오늘 608명의 학사, 227명의 석사, 27명의 박사학위 수여자들을 축하하려고 여기에 모였습니다. 우리의 축하가 졸업생들이 살아갈 날들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곧잘 당부의 말을 하게 됩니다. ‘잘 견뎌라, 성공해라’는 덕담에서부터 모교 발전에 관심과 성원을 보내달라는 염치없는 부탁의 말도 되풀이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러한 부탁의 말을 재임기간 내내 아껴두려고 합니다. 그것은 우리들 모두가 각자 해내야 할 몫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신년사에서 저는 “미래 교육환경 변화의 선제적 대응”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대학 역량 강화 체계 구축”을 목표로 대학을 운영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2021년으로 예정된 3주기 대학평가를 대비하여 대학역량을 강화해야 할 원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존중하고 배려하는 인권문화의 정착, 지역사회와 동행하는 발전 실현, 교육환경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미래 성장 동력인 연구 개발 역량 강화, 재정운용의 자율성과 효율성 확보 등의 5대 핵심과제도 제시했습니다. 

그 덕분만은 아니겠습니다만, 우리 대학은 올해 봄, 다시 한 걸음을 크게 내디딜 수 있었습니다. 2020학년도 약학대학 신설 경쟁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 유치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우리대학은 명실상부한 제주지역 의료 클러스트를 조성하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2019년 이공분야 대학중점연구소 지원사업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학내 연구소 3곳이 동시 선정되었습니다. 그리고 8월 현재 인문사회분야 연구소 지원사업에도 탐라문화연구원을 비롯한 다수의 학내연구소가 1차 선정되어 최종 단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졸업생 여러분!

지난 해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저는 지표보다는 현실을, 성과보다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제주대학교 동문이 되어주기를 졸업생들께 당부했습니다. 신년사에서는 ‘사람’을 중심에 둔 5대 핵심과제를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올해 1월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사람 중심의 포괄적이고 지속가능한 세계화’가 강조되었습니다. 

최근 우리 사회 전반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이 기술적 혼란과 함께 지정학적, 경제적 힘의 재편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올해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사람 중심의 세계화’를 이끄는 동문이 되어 주기를 당부한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사람을 중심에 둔 변화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때에 세상에 나아가는 동문들이 스스로는 물론, 자신과 관계 맺는 모든 사람을 중심에 둘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을 관계의 중심에 두지 못하면 스스로의 삶에서도 소외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학위수여식에 참석한 졸업생 여러분께는 여기에 한 말씀을 덧붙이고자 합니다. ‘사람 중심의 세계화’를 이끄는 주역으로서, ‘새로운 백년, 평화공존’의 중심이 되어달라는 부탁의 말씀입니다. 백년 전인 1919년 4월 11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3·1운동 정신을 계승한 민주공화정부인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 선포되었습니다. 국권을 지키기 위해 대한제국으로 국호를 바꾸었던 조선이 독립국가 지위를 상실한 지 9년만의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대한민국 100주년이기도 합니다. 반만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지난 백 년은 그야말로 격동의 시기였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세계 경제 상황이 복잡하면서도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중에 과거사 문제를 빌미로 한국과 일본의 무역 분쟁이 발생하여, 국내외 정세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이끌어 나갈 새로운 백 년은 지난 백 년과는 달리 평화공존이어야 합니다. 누군가 말했습니다. “평화는 전쟁이 없는 상태만도 아니요, 적대세력 간의 균형 유지만도 아니며, 전제적 지배의 결과도 아니다. 정확히 말해서 평화는 정의 실현인 것이다.” 그렇습니다. 최근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듯이, 우리 선조들은 백 년 전 독립을 외치는 순간에도 모든 인류는 평등하며 세계는 하나의 시민이라는 사해동포주의를 주장하고 실천했습니다. 그리고 적대적 민족주의를 반대하고 인류애에 기초한 평등과 평화공존의 관계를 지향하는 것이야말로 새로운 백 년에도 지속되어야 할 우리의 정신입니다. 졸업생 여러분이 그 중심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모교는 새로운 백 년을 열어젖히는 “기본에 충실한 대학,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이 될 것입니다. 후배들이 여러분의 뒤를 이어 새로운 백 년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도 각자의 자리에서 평화공존의 중심이 되기를 바랍니다. 학부모 가족 여러분, 교수님, 조교, 직원선생님, 그리고 축하의 자리를 함께 하고 계신 내외 귀빈 여러분께도 진심을 담아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2019년 8월 20일

제주대학교 총장 송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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