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룡덕 기자

학생생활관에 거주하는 학생들에게 학생생활관이란 무엇일까? 기자는 또 다른 집이라고 생각한다. 학생생활관은 1인실, 2인실, 3인실 등 여러 종류의 호관이 존재한다. 방은 모두 달라도 같이 사용하는 것이 있다. 바로 세탁기이다. 방마다 개별 세탁기를 설치할 수 없기 때문에 공용으로 사용 중이다. 입주생과 학생생활관 모두의 소유인 세탁기는 어떤 이야기를 갖고 있을까? 

2019년 2월 26일 학생생활관은 입주생들에게 세탁기 유료화를 통보했다. 많은 학생들은 당황함을 감출 수 없었다. 심지어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세탁기 유료화 시행에 대한 사유는 인건비와 관리비, 그리고 공동체의식 개선이다. 문제는 어떤 사유에서든 입주생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것이다. 더 나은 복지를 위해 유료화를 결정한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전에 관리자와 사용자가 합을 맞춰 입을 모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현재 세탁기 이용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무료로 운영 중이다.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입주생들이 세탁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진 이유는 무엇일까? 기존에 있던 방식을 깨려해서, 통보당한 것이 기분 나빠서 등 많은 의견이 있다. 공동체로 운영되는 집에 있는 물건을 자신의 의견 없이 갑작스럽게 바꾸려 한다면 가만히 있을 사람은 없다. 민주주의 사회에는 모든 공통된 일에 모두의 의견이 반영돼야한다. 다른 거점국립대를 살펴보면 강원대, 경상대, 부산대, 전남대, 충남대, 충북대는 유료이며 경북대, 서울대, 전북대, 제주대는 무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학생생활관은 앞으로 진행하는 일에 대해 입주생과 함께 대화를 통해 이뤄졌으면 한다. 관리자이기 전에 학생생활관의 주인으로서 책임감을 가졌으면 한다. 또한 세탁기 유료화가 진행 된다면 세탁기 이용에 있어 현금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지폐교환기를 설치하는 등 유료화 시행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그에 맞는 대응을 해야한다. 입주생 또한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또 다른 집인 만큼 본집보다 ‘더’는 못해도 ‘덜’은 안했으면 한다. 우리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는가. 이러한 문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무관심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을까. 개인주의가 난무하는 요즘 세상에 관심이라는 한줄기 빛이 우리 대학에는 유지되는 것 같다. 더 나은 세상은 모두의 관심으로 만들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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