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설 독일학과3

조국 게이트로 연일 뉴스가 끊이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 집권 이래 가장 뜨거운 정치 스캔들이 아닐까 싶다. 문 대통령은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조국의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예견된 비난은 거셌다. 대학가에서는 교수들의 시국선언과 함께 학생들의 규탄 집회가 벌어졌고, 야권 인사들은 릴레이 삭발을 통해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여야를 통틀어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조국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 자가 얼마나 될까? 조국의 인사청문회를 주도한 나경원 원내대표는 자녀의 특혜입학 의혹이 터져서 하루아침에 입장이 바뀌었다. 또한 맹탕 청문회라는 혹평으로 나 대표를 질타했던 장제원 의원도 아들이 친 대형사고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한마디로 요즘 대한민국 정치판은 진흙탕 싸움이 한창이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꼴을 보자니 코웃음만 나온다. 부정직한 공직자라면 그가 진보이든 보수이든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성난 민심을 증명하듯 청와대 홈페이지는 청원으로 시끄럽다.

흙수저 청년들은 특히나 조국에게 큰 배신감을 표했다.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타겟팅 전략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진정 서민들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약속 앞에서 사람들은 진보 정치인은 다를 거라는 상대적인 기대감을 갖는다. 그리고 그 기대가 땅에 떨어질 때 실망은 곱절이 된다.

하지만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그들은 전부 평범한 시민들의 기대를 백 퍼센트 채워 줄 수 없는 인물들이다. 이러한 원인 역시 수저론에서 찾을 수 있다. 최소 은수저, 최대 다이아수저 출신인 그들이 서민적 삶에 대한 공감 능력을 지녔을 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비리라고 칭하는 사건들은, 어쩌면 그들한테 있어 다분히 일상적인 행위일지도 모른다. 하이-클래스 온실 속에서 자란 도련님 아가씨들이 대한민국의 정치판을 꽉 붙들고 있는 한, 이 사회는 긍정적으로 바뀔래야 바뀔 수가 없다.

인정할 건 인정하자. 우리와 그들 사이에는 환경의 차이로 인한 간극이 있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얄팍한 청렴결백이 아니라 조금 다른 모습을 요구해야 한다. 정직한 돈과 적법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떳떳함, 솔직함, 뻔뻔함이면 충분하다. 비록 누군가에게는 사치로 보일지라도, 적어도 그건 합법이라는 테두리에 머무를 것이다. 이토록 당연한 요건을 요구해야 하는 상황에 통탄할 뿐이다.

조국을 시작으로 정치계 인사들이 줄줄이 뉴스를 장식하는 현재,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도덕성이라는 잣대에 민감하다. 만일 귀족정치의 판도가 뒤집혀 서민정치의 시대가 오더라도 안심은 금물이다. 계속해서 경계하고 의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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