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주명

사회학과 1

인터넷 검색창에 ‘평균’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여러 검색어가 제시된다. 평균 키, 평균 몸무게, 평균 소득 등 우리에겐 익숙한 단어들이다. 그렇다면 평균은 어떤 점에서 의미를 지닐까?

사람들은 평균을 삶의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매 순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스스로에게 요구한다. ‘평균’이라는 단어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대응한다. 우리는 평균주의의 늪에 빠져있다. 하지만 평균이라는 수치가 삶의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 이유는 자명하게도 개개인의 삶은 다차원적이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삶은 하나의 기준으로 판단할 수 없고, 사람마다 다른 특성이 있다. 

‘평균’이라는 수치는 이런 개개인성의 특징을 모두 담지 못한다. 우리 모두는 각자만의 장단점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 평균은 각자만의 장단점을 무시하고, 평균의 못 미치는 사람을 ‘일 못하는 사람’으로 치부한다. 평균에 대한 더 심각한 문제는 평균에 의한 판단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토드 로즈가 쓴 《평균의 종말》이라는 책에는 “평균주의는 우리의 사고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제한된 패턴에 따르도록 유도한다. 게다가 그런 패턴에 따른 견해가 너무 자명하고 이성적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런 제한된 패턴을 대체로 의식하지도 못한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우리에게 스스로를 수많은 평균에 비교해 평가하도록 조장하며, 아니 강요하며 우리에게 그 정당성을 끝도 없이 제시하고 있다”라며 평균주의라는 것이 ‘이성적이지 않다’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렇게 어쩌면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평균’은 ‘정상’이라는 단어와 혼동되어 사용해 오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만약 평균에 뒤처진 능력을 보며 뛰어난 자신의 다른 능력을 찾기보다 자신을 과소평가했다면 평균주의의 늪에 빠져있다고 볼 수 있다. 평균은 ‘나’라는 인격체를 알 수 있는 절대적인 수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평균은 우리에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치를 나타내 줄 때도 있지만 평균에 얽매인다면 합리적 판단은 물론 삶의 질이 높아지지 않는다. 그동안 우리는 ‘평균’이라는 울타리 속에 갇혀 살면서 나 자신을 옥죄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어쩌면 우리 일상 속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평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또, ‘평균’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개개인의 특성을 존중하고, 다차원적인 능력을 이해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모두가 각자의 장단점을 인정하는 것에서 개개인성의 존중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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