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가작 소감

신혜원

해양의생명과학부 2

<노을이 지는 집>이 가작으로 선정되었단 소식에 안도했다. 투고 이후 집에 돌아와 한동안은 소설에 대한 잡념을 떨쳐내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해야만 했다. 그러나 너무 오랫동안 몰입을 해서인지 다른 무엇에도 집중할 수 없었다. 기분 좋은 연락을 받고, 나는 그제야 일상으로 돌아왔다. 미숙한 글임에도 정진할 기회를 주신 심사위원분에게 고개 숙여 인사드린다. 

<노을이 지는 집>에서는 ‘나’의 위치를 담아내는 일에 특히 주력했다. ‘나’는 따로 보았을 때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나’의 고통은 타자에게서 비롯한 온전히 ‘나’의 것이었다. 끝내 노을이 지는 것을 본 ‘나’는 더는 어디에도 정체하지 않으며 끝난다. 후반부는 완전히 혼란한 전개에 위태로운 결말임은 분명하다. ‘나’가 받은 낯선 유형의 폭력은, 모순되게도 그가 받은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꼭 사랑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런 것이었다. 타자를 더 내밀하게 들여다보지 못했던 일에 대한 어리숙한 부채감이 늘 나의 머리맡에 있던 듯하다. 묵묵히 감수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은 직접 마주해야 할 때가 있다. 내면에 잠든 어항을 꺼내어 그런 작업을 시도하는 것으로, 나는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고백은 아니고 다만 진심으로 쓰고자 했다. 탈고 후, 끊임없이 고민했던 결말에 대해 그 무게에서 벗어나고 싶었으나 결국 나는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지금의 나로서는 최선이 못되더라도, 최소한 작품을 읽은 분들에게 실례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 작품은 또한 석별한 사람들에게 안부를 물어보는 일이기도 하다. 

요즘은 사람이든, 장소든, 한자리에 오래 머무는 일이 쉽지 않다. 낯선 존재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과정은 어렵지만, 그보다 익숙해진 존재들과 헤어져야 하는 시간이 더욱 견디기 버거운 일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 무렵 나는 어떤 지점에 회의를 느끼며 일순간 무기력해져 버리고 말았다. 마음이 변하지 않더라도 이별은 언제나 예정되어 있다는 것, 그것을 알면서도 아주 작은 씨앗까지 사랑하는 사람들의 용기가 참 부럽다.

마지막으로 나의 문학적 가치관을 바른 방향으로 지도해주신 교수님들께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 또, 부족한 내게 늘 아낌없는 응원과 찬사를 보내는 소중한 친구들에게도 애정 어린 감사를 전한다. 

가장 무심한 말투로,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해주셨던 이 교수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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