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가작 소감

고나경

교육대학원 교육학과

국어교육전공

가작 당선 소식을 듣고 난 후 정신없는 마음을 정리하느라 선뜻 소감을 쓰지 못했다. 어떤 말을 해야 좋을까 많은 고민을 했고, 계속해서 썼다가 지웠다. 솔직히 아직도 이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입상이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이렇게 이루어질 줄이야. 기쁘면서도 놀라울 따름이다. 이 짧은 글을 쓸 때도 그랬던 것처럼 이번 응모작품을 쓸 때에도 많은 순간을 하얀 지면에 썼다가, 또 지워냈다. 그만큼 많은 고민들을 글에 담고 덜어내고를 반복한 것이다.

솔직히 이번에 낸 작품은 후회로 가득한 글이었다. 백록문학상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탁자 앞에 앉아 깜빡이는 커서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단 한자도 쓰지 못할 때도 있었고, 알 수 없는 우울감에 다 때려치우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렇게 막상 쓰고 나니 이곳저곳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천지였다. 그럼에도 글을 쓰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늘 머릿속에서 그들이 돌아다녔다. 지금의 나에게 주어진 기회, 이야기의 주인공들을 행복으로 데려다 주어야 했다. 될 수 있다면 나 자신까지도. 그러다가 어느 덧 이 글이 익숙해져갈 때쯤 나는 <코르 드 발레>의 인물들을 누구에게나 주어진 행복에 가져다 놓아줄 수 있었다. 그때의 감정을 나는 계속 잊지 못할 것이다. 오랜만에 끝을 낸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이연과 윤지는 나를 많이 닮았다.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늘 불안해했고, 그렇기에 자신을 꽁꽁 가둬두기도 했다. 그리고 늘 무리 속에 속해 아무것도 아닌 한 사람으로 남아 있는 것만 같았다. 하얀 백조가 가득한 호수 안에 묻힌 것 같았다. 주위를 둘러보면 화려하게 홀로 빛나는 이들이 차고 넘쳤으니, 나는 너무도 초라하게 느껴진 것이었다. 그들을 최악의 상황에 밀어 넣은 장본인이 나이긴 하지만 나는 그런 주인공들만이라도 꺼내주고 싶었다. 그게 잘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무거운 하루에서 허우적거리던 나를 다시 꺼내 준 백록문학상에 감사를 표한다. 나는 힘을 내어 다시 앞으로 나아가보고자 한다. 그 결과가 또 다른 글이 될지, 공부가 될지 그 둘 다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한 번의 소중한 경험이 또 다른 힘이 되어 돌아왔으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바라는 것이 있다면, 이 글이 나를 닮은 누군가에게도 주어진 행복에 데려다 줄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언제나 지쳐도 달려갈 누군가를 위해서, 작은 응원을 보내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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