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 도래하고 있다. 도지사와 교육감, 도의원, 교육의원을 뽑는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내년 6월 1일 치러진다. 자천타천으로 수많은 인사들이 후보자로 거론되는 가운데 결심을 굳힌 일부는 유권자 표심 공략을 위한 지지세를 다지고 조직을 결집하는가 하면 벌써부터 표밭갈이에도 나선다. 그 중에도 도지사 선거는 그야말로 혈투가 예상된다.

일찌감치 원희룡 지사의 3선 불출마 선언으로 여야 정당별 후보부터 원외 인사, 인재 영입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후보군이 하마평에 오르면서 군웅할거의 쟁투가 예고되고 있다.향후 선거 일정이 구체화할수록 정치적 셈법에 따른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이 거듭될 전망이다.

지방선거 날짜보다 80여 일 앞선 내년 3월 9일 20대 대통령선거가 실시된다. 집권을 향해 운명을 건 여야의 한판 승부 결과가 도지사ㆍ도의원 선거에도 그대로 반영될 수밖에 없다. 특히 6ㆍ1지방선거는 사회 전반이 격변하는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하는 제주에서 새로운 비전을 향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지방정치에 패러다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후보자들은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 회복과 흔들리는 사회안전망 재건, 제2공항 갈등과 각종 현안 해결을 위한 해법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지방선거 병폐였던 이분법적 편 가르기와 지연ㆍ학연ㆍ혈연으로 결탁된 소지역주의 한계를 극복하고 민주주의 선거개혁을 일궈내야 한다.

후보자들은 또한 제주의 지속가능성과 자연환경ㆍ인프라 수용성을 담보할 수 있는 개발ㆍ보전의 균형 내지 적정 개발에 대한 기준 마련과 도민 공감대 확보를 위한 새로운 룰도 내놓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지난 4ㆍ7 재보선에서 2030세대와 중도층의 투표로 표출됐던 공정과 정의란 사회적 가치에 대한 거센 요구가 관통할 것이다. 회복과 포용, 통합도 키워드로 작용한다.

최근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이준석 바람이 불고 있다. 예비경선에서 0선의 이준석 후보가 4~5선 중진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과거 보수정당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일견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일으켰던 노풍이 떠오른다. 이준석 현상의 중요한 시사점은 구태와 관행, 구습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태극기 부대나 대깨문 세력을 업어 표를 결집하고 정치적 승부수를 던지던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인한 비대면 선거로 후보자 공약에 대한 유권자 검증은 보다 엄격해질 것이다. 그 동안 정당과 인물, 자질, 공약 등의 순이었던 지방선거 지지 후보자 선택의 기준에도 변화가 기대된다.

선거는 사회 혁신을 위한 최고의 기회다. 도민 유권자들이 냉철한 판단으로 지방일꾼으로서 적임자를 뽑아야 제주가 바뀌고 살림살이가 나아진다. 사사로운 이해관계에 얽매이거나 선심성 또는 포퓰리즘 공약에 속지 말고, 선택의 시간까지 후보 검증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사회 불평등과 불공정을 온 몸으로 떠안은 채 불투명한 미래에 절망하는 청년들이 그 중심에 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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