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제주인센터와 동의대 동아시아 연구소 공동주최
권준희 교수, “제주 감귤 농업은 디아스포라의 선물”

‘디아스포라의 다양성과 문화유산’ 참석자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디아스포라의 다양성과 문화유산’ 참석자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대 재일제주인센터(센터장 손영석)와 동의대 동아시아연구소(소장 이경규)가 3월 8일 인문대학 2호관에서 ‘디아스포라의 다양성과 문화유산:과거와 미래를 맞이하여’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디아스포라’란 ‘특정 민족이 기존에 살던 땅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 형성한 집단’이란 뜻으로, 재일제주인을 포함한 현 3ㆍ4세대 재일교포 연구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모색하고자 개최했다. 

발표 주제는 총 5가지로, △북송재일동포 일본인 처의 적응과 실천(이주희, 호주 국립대 교수) △디아스포라의 “선물”: 제주 감귤나무의 사회사(권준희, 캘리포니아 주립대) △재일한인 관련 외교문서 해제 및 DB 구축에 대한 소고(이행화, 동의대) △1970년대 초 대한민국의 대민단 인식(이재훈, 동의대) △간토 대지진의 재해 유산과 기억의 계승-한국인 희생자의 추도ㆍ위령비를 중심으로 (야마 요시유키, 칸세이가쿠인대)로 구성됐다.

특히 권준희 교수는 재일제주인들이 2000년대 이전 제주의 경제적 낙후를 극복하고자 감귤 묘목을 기증했음을 밝히며 ‘재일제주인의 감귤 묘목 기증이 가진 인문학적 의미’를 논의했다. 권 교수는 ‘선물이란 상호적 교환과 기대를 통한 개인적인 관심과 애착의 반영’이라 설명하며 감귤 묘목 기증은 선물과 일부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감귤 묘목 기증을 ‘디아스포라의 선물’이라 분류하며 “아직 연구 초기 단계라 정교하지 못하지만 현재 진상, 선물, 기증 이 세 요소를 띄는 감귤 기증은 정확히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 감귤 묘목은 현금 및 다른 현물과 어떻게 다른 선물인지 규정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원근 사회학 교수는 발표에 대해 “사회학적 연구에 인간뿐만 아니라 다른 행위자들까지 시야를 확장한 좋은 예다”고 평하며 “65년 체제로 촉발된 다종민족지 프레임에서 감귤의 이동과 재배, 정착을 다루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이외에도 이 교수는 “북한에서 일본인 처는 이데올로기적으로 매우 모호한 존재였고, 가족 보호 및 생존을 위해 일본인 정체성을 억압하고 사회주의 여성의 모범을 실천했다”고 주장했다.

이행화 교수는 재일한인 외교문서 해제집 간행과 데이터베이스화(이하 DB)에 대한 설계를 발표하며 “재일전자도서관과의 연계를 통해 아카이브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업 종료 후에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DB 관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자료 보존 계획을 알렸다.

이재훈 교수는 1970년대 정부의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이하 민단) 인식에 대해 발표했다. 이 교수는 민단강화회의 자료를 근거로 당시 정부가 민단의 요구에 관심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야마 요시유키 교수는 간토 대지진 당시 한국인 학살 사건(관동 대학살)이 있었음을 설명하며, 일본 내에 관동 대학살을 추모하는 위령비, 추도식 등의 활동을 소개했다.

종합토론 및 질의응답은 허남춘, 이경규, 김동전 교수가 소감을 밝혔다. 허남춘 교수는 “북한 내 일본인 처라는 특수한 핍박을 다른 여성 피해 사례와의 유사점과 환기하면 일본인 여성들의 소외감을 더욱 확연히 드러낼 수 있다”며 조언했다.

이어 “오랜 핍박 속에서 제주 사람들에게 내재된 상처 문제와 결부시켜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상처를 되새길 수 있는 자료들을 찾아내는 게 필요하다” 등의 감상을 전했다.

끝으로 손영석 센터장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제주도 외 교수들의 새로운 시야를 볼 수 있어 의미가 있었다”며 “오늘을 계기로 새로운 시각의 연구가 필요해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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