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아래서’는 ‘데미안’의 저자로 유명한 헤르만 헤세가 지은 책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소설에 나오는 아이들, 특히 ‘한스 기벤라트’는 공부에 목매여 사는 그 삶이 지금의 우리들과 다를 바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었다.

소설 중에서는 성실한 모범생으로 나오는 주인공 한스의 성적이 떨어지자 교장이 좋지 않은 친구를 사귀어 그의 성적이 떨어진 것이라 생각하여 기벤라트와 친구의 관계를 끊으려 한 부분이 나온다.

학교는 공부도 중요하지만 사회관계도 배워나가는 곳인데, 아무리 공부가 중요해도 친구의 관계를 끊어버리는 것은 참으로 못마땅하다. 또 소설의 후반부에서 성적이 떨어져 공부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은 한스가 중간에 학교를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와 결국에는 남들보다 늦게 기술을 배워 기술공이 된 이야기가 묘사된다.

이것은 과거뿐만이 아니라 현재에서도 나타난다. 공부만 하면 다 잘될 줄 알았는데 공부만으로는 안되는 것이 있었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기술을 배우기에는 늦었다는 것에 또 절망한다. 그래서 공부로 갈 수 있는 길을 찾으려하지만 자신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 또 다시 절망한다. 그게 지금의 현실이라 현재 모든 학생들은 당연한 듯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책을 읽은 후, 책의 과거에서 현재까지 많은 게 변한 것 같다. 오래 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어느 정도 자신의 꿈을 이루는 사람들이 생겼고 그 사람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꿈을 꿀 수 있는 환경이 좋아진 것 같다. 하지만 단 한 가지, 우리의 머리 속에 박혀있는 변하지 않은 고정관념 만큼은 변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남들은 그러는데...’, ‘옛날부터 그랬으니까...’, ‘우리도 그랬으니까...’라는 생각들 때문에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꿈을 꾸어도 이루기가 쉽지 않다. 이 생각부터 바뀌지 않는 한 우리는 아직도 ‘꿈’을 ‘꿈’으로 둘 수밖에 없다.

우리는 마땅히 수레바퀴를 들쳐 내고 일어서 그 수레를 끌고 가는 사람이 돼야 한다. 그 수레 위에 꿈과 사랑과 희망을 싣고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자신을 짓누르고 있는 이 무거운 수레바퀴를 밀어내는 것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수레바퀴를 들어내려고 끝까지 노력해야 하며, 그럼으로써 우리는 앞을 향해 달려가는 마땅하고 동등한 권리를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