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비만학회는 2018년 4월 한국형 비만진단의 변경된 기준을 발표하였다. 이번 변경은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의 3가지 성인병 중 한 가지 이상을 가지는 BMI (body mass index: 체질량지수=몸무게(kg)/신장(m2)기준점이 BMI 23으로 확인되었기 때문이며, BMI 23~24.9를 과거 ‘과체중’ 대신 ‘비만 전단계’로 변경해 비만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자 함에 그 목적이 있다.

필자가 2013년부터 매학기 개설해온 영양관련 교양과목에서는 다양한 전공의 제주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본인이 평소에 섭취하는 식사조사를 실시하여 학기말에 조별과제로 발표하는 기회를 갖는다. 생각보다 높은 비율의 학생들의 식생활은 건강과는 거리가 멀다. 무리한 다이어트를 위해서 초저열량식이를 하는 학생들, 아침과 점심은 거르고 저녁부터 심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고열량 저영양 식품들로 식사를 하는 학생들, 잦은 술자리와 외식으로 이뤄진 고열량 식이와 알코올 섭취를 통해 하루 4,000 칼로리 이상을 섭취하는 학생들, 우리가 말하는 ‘집밥’을 통한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는 학생들의 비율은 너무나도 낮다.

교양과목을 통해서라도 본인의 식단을 점검해보고 개선방향을 도출해 내는 기회를 통해 남은 대학생활 동안 나아가 앞으로 직장생활을 하거나 독립을 해서도 균형 잡힌 식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행동변화를 기대해 보지만 역부족이라는 것을 느낀다. 제주대학교 학생들의 BMI가 과거에 비해 증가하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실제로 대학생활 동안 우리 대학생들은 영양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편의점 도시락이 컵라면을 누르고 편의점 매출 1위에 올랐다는 기사를 접했다. 편의점 도시락은 대중들에게 그만큼 쉽고, 빠르고, 저렴하게 식사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책으로 어필하고 있다. 이는 제주대학교 학생들이 식사를 하는 음식점의 유형과 음식의 종류만 봐도 그 변화가 확실하게 느껴진다. 학교식당에서 비교적 영양과 가격적인 면에서 균형을 맞춘 학식을 먹기 보다는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열량과 나트륨 함량이 높은 가공식품과 다양한 종류의 편의점 도시락으로 한 끼를 때우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테지만 일단 점심시간 (12시~1시)에도 수업을 받아야 해서 공강이 짧아 식사시간이 제한적이거나, 학교 근처에 있는 음식점과 메뉴 선택의 폭이 좁다는 부분도 영향을 줄 것이다.

급격하게 늘어가고 있는 제주의 비만율의 저감화와 예방을 위해 제주도 차원에서 실시되고 다양한 생애주기별 영양관리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으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포함하는 사업은 극히 제한적이다. 그러므로 학생들 스스로 건강한 식생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실천에 옮길 수 있도록 대학차원의 학기별 영양교육 관련 자료 공지 및 희망하는 학생에게는 영양상담 실시와 더불어 환경적인 면 (점심시간 확보를 위한 수업시간 조정, 학교식단 메뉴 다양화 등)의 변화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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