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완 정치외교학과 4

지난 5월 11일 제주대학교 중앙디지털도서관에서 개최된 제5회 제주지역대학 <밤샘 책읽기 행사>에 참여했다.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밤새도록 책도 읽고, 부수적인 활동도 하면 꿩 먹고 알 먹고, 일거양득 아닌가?’라는 생각으로 참여했다. 헌데, 참여에 대한 명확한 목적의식 없이 시작한 것이 끝으로는 많은 유익함을 제공해 주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낯선 이들과의 행복한 교류를 통해서 제주 청년들에 대한 유대감이 형성된 것도 같고, 불타는 금요일의 야독(夜讀)을 통해 책 속의 귀한 메시지도 얻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책읽기 행사의 주된 목적이 독서임은 분명하나, 독서만 할 것이라 섣불리 단정하지는 말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이 준비되어 있다. 본 행사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영화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바탕으로 진행된 ‘인문학 강연’부터 다소 낯선 타 대학 학생과 하나의 조를 이루어 협동심이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갖가지 미션을 해결하는 ‘도서관 스탬프 투어’, 그리고 각 조별로 제주의 여행 패키지를 디자인하고 발표하는 ‘제주여행 디자인 발표 프로젝트’까지.

이 뿐만이 아니다. 행사에는 음악이 결코 빠질 수 없는 약방의 감초다. 밴드동아리 A’CCENT의 신나는 밴드 공연도 진행되었다. 평소에 클래식 음악이 잔잔하게 흐르고 독서와 공부만이 행해지던 침묵의 공간 그 자체인 도서관에 우퍼 스피커를 통해 전자 기타 소리가 사방에 울리고 관객들의 환호소리가 퍼졌다. 언제 또다시 도서관에서 그러한 경험을 할 수 있겠는가? 진귀한 경험임이 틀림없다.

온갖 활동으로 즐기면서 내뿜었던 열기를 식히는 것은 물론 본 행사 본연의 목적인 ‘독서 시간’도 충분하다. 행사 슬로건인 ‘불금야독’이란 말처럼 일주일을 마무리하는 금요일에 한데 모여 밤새 취침 없이 책읽기 삼매경에 빠졌다. 장장 6시간에 걸친 독서 행사의 하이라이트였지만, 그 외에 총 12시간여 동안 진행된 행사 속 즐길 거리는 많았다.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혹 내년에도 다시 밤샘 책읽기 행사가 열린다면, 그리하여 참여는 하고 싶은데 ‘신성한 불금에 야독이라는 파렴치한(?) 행위’라는 선입견으로 참여하길 망설인 사람들이 있다면 분명히 말해주고 싶다. “즐길거리 다 즐기고, 유익함은 별도로 또 챙길 수 있다.” <밤샘 책 읽기>행사 참여를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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