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교과 남학생, 같은 과 여학생 3명 성추행 의혹
대자보 게시 관련 갑론을박, 2차 피해 발생 우려

같은 학과 남학생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영어교육과 여학생 3명이 8월 16일 사범대 게시판에 피해 사실을 적은 대자보를 게시하면서 학내 성범죄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대자보 내용에 따르면 해당 남학생은 피해 여학생들에게 모텔동행 유도, 핸드폰 갈취, 옷에 손을 넣는 지나친 신체접촉 등 강압에 의한 성추행을 저질렀다.

해당 남학생은 대자보 부착 이후 사범대 게시판에 사과문을 부착했고, 성추행 사실을 시인했다. 그 후 8월 28일 학과 정기 종회에 참가해 사건 관련 공개사과를 했다. 

사건은 현재 피해자 측의 요구로 학내 인권센터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며, 피해 학생들의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인권센터의 조사가 마무리되면 교무처가 해당 학생의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사건 일부는 피해 여학생의 고소로 경찰 조사가 따로 진행 중이다.

법원은 7월 29일 같은 과 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퇴학 처분을 받은 대학생의 퇴학 취소 처분을 기각하면서 이번 사건 학교 징계가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번 사건 관련 대자보 내용이 인터넷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라오면서 피해 학생들에 대한 2차 피해가 발생했다.

대자보 내용을 확인한 일부 학생들은 ‘당사자끼리 해결할 문제를 대자보까지 붙여가면서 일을 크게 만드느냐’, ‘정확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 ‘인민재판이 웬 말이냐’ 등 피해 여학생들을 질책하는 댓글을 달았다.

피해 여학생 A씨는 “댓글 내용을 친구가 스크랩해서 보냈다. 대부분이 허위사실이었다. 익명이란 힘을 빌려 악용하는 사례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추측성 댓글, 허위사실을 퍼트리는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피해자를 향한 비난을 멈춰달라고 말했다. 현재 대자보 관련 에브리타임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다.

이어 A씨는 대자보를 붙인 이유에 대해 “사람들의 오해를 풀기 위해 상세한 내용을 알려야 했다”며 “사범대에서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다. 그러나 성범죄 사건이 공론화된 적이 없어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미투 운동처럼 우리와 같은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대자보를 붙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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